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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Rainbow (1999)

by bamteng 2010. 4. 10.


[Tracklist]


1. Heartbreaker (Featuring Jay-Z)
2. Can't Take That Away
3. Bliss
4. How Much (Featuring Usher)
5. After Tonight
6. X-Girlfriend
7. Heartbreaker (Remix Featuring Da Brat & Missy Elliott)
8. Vulnerability (Interlude)
9. Against All Odds
10. Crybaby (Featuring Snoop Dogg)
11. Did I Do That
12. Petals
13. Rainbow (Interlude)
14. Thank God I Found You (Featuring Joe & 98 Degrees)


[Statistics]

앨범 발매일 : 1999.11.2
Billboard Hot 200 최고순위 : 2위
RIAA 인증 판매량 : 3백만장

- Heartbreaker : 1위 (2주, 1999)
- Thank God I Found You : 1위 (1주, 2000)
- Can't Take That Away (Mariah's Theme) & Crybaby : 28위 (2000)

* 미국 기준


[Review]

신보 RAINBOW의 발표를 앞두고 선보인 싱글 Heartbreaker는 일단 뮤직 비디오가 참 좋았다. 머라이어 캐리가 1인 2역으로 출연했었다. 어쩐 일인지 그녀의 성대가 다시 나아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조짐으로 읽히는 싱글이다. 랩 피처링한 제이 지(Jay-Z)도 좋았지만, 나라다 마이클 월든(Narada Michael Walden)의 본능적인 팝 감각도 무시할 수 없어 이제껏 머라이어가 앨범 발표 때면 내놓곤 했던 업 템포한 힙 합 트랙들 가운데에서는 단연 최고! 힙 합 리듬을 차용해온 팝 댄스곡이라 해도 좋을 듯. 특히 미국 본토 내에서는 싱글조차도 한정판으로 발표한 터라 자칫 위험 부담이 있었을 텐데 다행히도 싱글이 다 팔리기 전에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홀로 부르는 듀엣곡 Can't take that away도 정말 매력적이다. 다이앤 워렌(Diane Warren)이 곡을 주었다 해서가 아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총기(聰氣)가 살아나고 있다. 다음 앨범까지 아껴두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있다. 지미 잼(Jimmy Jam)과 테리 루이스(Terry Lewis)가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을 육감적이고 지극히 섹슈얼한 발라드 Bliss에 등장하는 고음의 가성 코러스는 Loving you의 원곡자이기도 한 탁월한 R&B 싱어 미니 리퍼튼(Minnie Ripperton)에 대한 경의. 이것이 정말 인간의 목소리로 만들어 낸 것이란 말인가?

저메인 듀프리(Jermaine Dupri)가 작업에 참여했고 투팩(2Pac)의 Me and my girlfriend를 샘플링했으며 그 멋진 어셔(Usher)와의 근사한 듀엣을 선보인 How much, 다이앤 워렌과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가 머라이어 캐리와 공동 작업으로 완성한 After tonight은 이 앨범의 '옥의 티'일 수도 있겠다. 자칫 My all의 히트 공식을 답습했다는 비판을 자아낼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잘 들어보면 데이빗 포스터의 풍부하고도 부드러운 편곡이 더해 차별화를 이뤄내고 있긴 하다.

이어지는 X-girl friend에서 왠지 TLC나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냄새가 난다고? 코도 밝아라...그렇다. 바로 그 케빈 ""?r스피어"" 브리그스(Kevin ""She'kspere"" Briggs)의 이름이 보인다. 그리고 바로 이어져 미시 엘리어트(Missy Elliott)와 다 브랫(Da Brat)이 참여한 Heartbreaker의 리믹스 버전이 흐른다. 더 힙 합 같다. 스눕 독(Snoop Dogg)의 Ain't no fun을 샘플링했다.

인터루드(interlude)로 등장하는 Vulnerablity는 Heartbreaker와 다음 트랙 Against all odds를 교묘하게 이어주는 끈이 되었다. 시원하게 뻗어 페이드 아웃되는 그녀의 음성도 멋지다. 필 콜린스(Phil Collins)가 울고 갈 리메이크 곡 Against all odds는 이미 무척이나 친숙한 곡이다. 그만큼의 부담을 잘 극복해 내고 있다. 모처럼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노래해주니 좋다. 그녀 자신의 심경에 대한 고백?

스눕 독이 게스트로 참여했고 블랙스트리트(BLACKStreet)의 테디 라일리(Teddy Riley)가 함께 한 Crybaby는 올드 스쿨(old school)과에 속하는 슬로 힙 합. 실크 더 쇼커(Silkk The Shocker)의 It ain't my fault를 샘플링한 Did I do that?의 뒤를 잇는 Petals 역시 지미 잼과 테리 루이스의 감각적인 터치가 닿아 있는 수작이다. 뜻밖에도 백인적인 발라드 트랙이긴 하지만 대신 무척이나 곡의 스케일이 크고 고급스러운 한편, 난해하다는 느낌도 준다. I will be alright... If I can find that rainbow라는 산들바람 같은 바람을 실어 보내는 인터루드 곡 Rainbow도 자장가 같이 차분하고 그윽하다. 혹시 그 '무지개'가 모 라틴 팝 스타는 아니겠지?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싱글이 Thank God I found you. 조(Joe)와 98도(98 Degrees)가 함께 해 근사한 화음으로 뜨겁게 노래했다. One sweet day을 연상시킨다. 뮤직 비디오로 제작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다음 번 싱글로 커트될 공산도 있다.

앨범 타이틀이 '무지개'라는 말을 듣자 언뜻 생각난 것이 '화해'였다. 마치 노아의 방주 사건이후 하나님이 무지개를 통해 '다시는 너희를 물로 징벌하지 않겠다'고 했던 것처럼... 모든 것들을 용서하고 이해해 이제는 아티스트로서의 공력 쌓기에만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읽고 싶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업 템포의 첫 싱글로 1위를 차지했고 매번 등장하는 리메이크 곡이 이번에도 여전하다. 전작의 히트곡과 비슷한 포맷의 몇 몇 곡들이 있어 눈에 거슬린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이전의 어느 앨범에서보다 그녀가 당당히 홀로 일어서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많이 삽입하고 있음에도 한편 보다 더 모험을 감행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의구심과 아쉬움도 남는다.

일단 앨범의 구성 방식의 소위 철저한 '히트 공식'에 근거한다는 비난 거리는 억측이라 묻어두자. 문제는 가수로서 그녀가 보이는 태도이다. 그녀의 보컬이 살아나고 있다고 미리 말해둔 것은 단순히 개인적이고 표면적인 평가에 준한 것일 따름이다. 최근 몇 년간 가성을 제외한 두성으로만 볼 때에는 3옥타브를 못 넘겼던 음폭이 조금 자연스레 넓어진 듯 보이고, 거칠고 귀에 거슬리는 비음과 음 꺾임이 줄었다는 얘기이다. 화려하고 여전한 테크닉을 선보이고 있지만 다소 기계적인 느낌이 강하다. 섬세한 발성으로 노래하고, 일단 발성되어 나간 음 하나까지도 철저히 관리해 그 잔향의 처리에까지 무척 신경쓰고 있음이 역력함에도 왠지 무미건조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 틀어진 전남편 토미 모톨라(Tommy Motolla)를 위해 충성할 필요가 없어졌기에 의욕상실 상태에 빠져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더 예쁘고 더 하얗고 더 젊고 싱싱함에도 사람들이 흔히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과 비교 해 머라이어 캐리의 유일한 단점으로 꼽곤 하는 부분이 이번에도 또 문제가 된 것이다. 휘트니 휴스턴이 '88년 장애인 올림픽을 위해 불렀던 One moment in time과 머라이어 캐리의 Hero를 그 예로 들어보면 비교가 될까? 두 곡은 모두가 비슷한 템포와 유사한 주제를 가진 곡이다. 잔잔하지만 힘 주어 노래하다가 후반부('사비' 부분)에 이르러 장중한 멋을 부린다는 점도 같고, 브리지(bridge) 부분 이후 격정적으로 휘몰아쳐 클라이맥스 내지는 카타르시스를 경험케 한다는 점까지. 그럼에도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물론 머라이어 캐리의 타고 난 보이스 톤은 흰색에 가깝고, 휘트니 역시 후천적인 이유로 충분히 검진 않다. 머라이어 캐리는 오히려 초기작들-특히 2집 EMOTIONS 앨범-에서 더 필(feel)이 좋은 노래들을 많이 선보였다.

그래도 그녀는 누가 뭐라 해도 팝의 디바다. 그리고 Heartbreaker까지 모두 14개의 자랑스런 빌보드 싱글 1위 히트곡을 가지고 있다. 대중의 기호를 잘 아는, 그래서 오래도록 사랑 받을 대형가수로 이미 검증되어 있음은 확실하다. 그래서 더 욕심이 났던 것이고 그런 이유로 사소한 흠집들이 크게 보였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gmv 1999년 10월  양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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