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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E=MC² (2008)

by bamteng 2010. 4. 9.

E=mc2


[Tracklist]


1. Migrate Featuring T-pain
2. Touch My Body
3. Cruise Control Ft Damian Marley
4. I Stay In Love
5. Side Effects Featuring Young Jeezy
6. I'm That Chick
7. Love Story
8. I'll Be Lovin' U Long Time
9. Last Kiss
10. Thanx 4 Nothin'
11. O.O.C.
12. For The Record
13. Bye Bye
14. I Wish You Well

[Review]

팝칼럼니스트 원용민님의 앨범 리뷰 입니다.


디바의 부활을 재확인시켜주는
머라이어 캐리의 11번째 스튜디오 앨범


무려 4곡의 빌보드 넘버원 히트곡을 쏟아내며 휘트니 휴스턴의 독주를 막아낼 신세대 디바의 탄생을 알렸던 셀프 타이틀의 데뷔작으로부터 꼭 15년 만인 2005년 봄 발표된 머라이어 캐리의 10번째 스튜디오 앨범[미미의 해방(The Emancipation of Mimi)]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녀의'제2의 네뷔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데렐라' 란 꼬리표를 붙게 만들어주기도 했던 전 남편 모토 모톨라와의 이혼 이후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으며 각종 매체의 가십란에서 더 이름이 오르내리곤 하던 그녀에게 '최우수 R&B앨범' 등 세 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선사하며 1천만장에 달하는 앨범 판매고를 올리게 했던 . 화려한 재기작이라는 점이 그 가장 큰 이유다. 이 작품으로 인해 그녀는 한동안 무주공산이었던 팝 음악계 대표 디바의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발표하는 앨범들마다 빌보드 팝 싱글 차트(HOT 100) 1위곡을 배출하곤 하던 그녀는 [소니]사에서의 마지막 음반인 [Rainbow]에서 각각 14, 15번째 1위곡인 'Heartbreaker'와 Thank God I Found You'를 낸 이후[EMI] 산하 [Virgin]에서 발매된 영화 사운드트랙 [Glitter] (2001)와 [유니버설 뮤직] 산하의 [Island]로 옮겨 내놓은 정규 앨범 [Charmbracelet]에서는 정상 정복에 실패하고 말았다. 자연히 데뷔 이래 매년 빌보드 싱글1위 곡을 내놓던 대기록도 깨져버렸다. 그러니 각각 16, 17번째 빌보드싱글 차트 1위 곡인 'We Belong Together', 'Don't Forget About Us'를 배출한 [The Emancipation of Mimi]가 디바의 부활을 알린 작품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인 셈이다. 하지만 [The Emancipation of Mimi] 앨범이 지닌 더 큰 의미는 이 작품이 이혼 후의 첫 음반[Butterfly](1997)에서부터 표출되기 시작한 음악적인 변화의 완결점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전 몇 년 간 머라이어 캐리가 고전을 한 것은 차트 상의 부진 보다도 힙합으로 갈아입기는 했지만 완벽한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을 찾는데 실패하고 단지 어울리지 않는 액세서리만 걸친 듯한 음악상의 부자연스러움 때문이었다.

한 때 몇 옥타브를 오르내리는'신이 내린 목소리' 라던 보컬 역시 오랜 투어 등으로 인해 많이 상했다는 평까지 얻어 설상가상으로 음악 활동의 위기설까지 불거져 나왔다.하지만 [The Emancipation of Mimi]를 통해 그녀는 과거의 자신의 색깔을 최대한 희석시키는 대신 참여 프로듀서나 여타 아티스트들과 완벽한 팀워크를 선보이며 또 다른 머라이어 스타일을 완성해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대중들이 기억하고 있을 데뷔 이래 머라이어 캐리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무난한 발라드 성향의 음악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지 만 그녀는 오히려 그동안 자신을 옥죄고 있던 이런 굴레로부터 벗어나면서 진정한 '해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18번째 'Hot 100 Singles'1위곡 탄생!

[The Emancipation of Mimi]로부터 꼭 3년 만에 선보이는 머라이어 캐리의 11번째 정규 스튜디오 앨범이 되는 이번 작품의 타이틀은 바로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공식을 채택하고 있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핵폭탄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던 이 공식처럼 머라이어 캐리의 새 앨범 역시 음악계에 핵폭탄 급의 위력을 선사할 것인가? 일단출발은 좋아 보인다. 그녀의 관능미 넘치는 모습이 담긴 재킷이 눈길을 끄는 첫 싱글 'Touch My Body' 가 4월 12일자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진입 7주만에 1위에 올라 그녀의 통산 18번째 1위곡이 되었다. 특히 이 곡은 디지털 시장에서도 28만 6천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 2007년 6월 리아나의 'Umbrella'가 기록한 27만 7천건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아직까지도 '다운로드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우리나라와는 좀 다른 상황이긴 하지만 어쨌든 변화된 시장 환경에서도 변함없이 팬들의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Touch My Body'의 빌보드 정상 등극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1억 6천만 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앨범 판매고를 지니고 있는 톱 스타 머라이어 캐리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기록을 세우게 해주었다. 18번째 1위곡을 냄으로써 머라이어 캐리는 17곡으로 공동 1위였던 엘비스 프레슬리를 제치고 역대 2위의 최다 1위곡 보유 아티스트가 되었다. 현재 최고 기록은 20곡을 배출한 비틀스. 어쩌면 이번 앨범을 통해 그녀는 비틀스와 최소한 동률을 이루거나 아니면 추월해 단독 1위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1990년대의 문을 열었던 그녀가 2천년대를 관통하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셈이다. 앨범의 문을 여는 곡은 카니예 웨스트의 'Good life', 크리스 브라운의 'KISS KISS' 등에 피처링 하는 등 요즘 한창 잘 나가는 힙합 스타 티 페인-아마도 2000년대 중반 이후 빌보드 힙합/R&B차트에 가장 이름을 많이 올린 인물 중의 하나일 것이다-이 피처링한 'Migrate' 머라이어 캐리의 환상적인 고음 스캣으로 시작되는 이 곡은 단조로운 비트와 중얼거리는 듯한 머라이어 캐리의 보컬, 중반부 이후 보코더를 활용한 변조된 보컬 등이 인상적인 트랙.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머라이어 캐리의 과거 스타일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성의 없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곡이지만 이런 스타일의 음악이 현재의 머라이어 캐리를 대표하는 곡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듯. 힘을 뺀채 반복해서 속삭이는 듯한 창법과 에이어가 깔리듯 겹쳐지는 코러스 등이 바로 현재 머라이어 캐리 음악의 특징들이다.

화제의 첫 싱글 'Touch My Body'는 싱글 앨범의 재킷도 그렇거니와 가사 면에서도 섹슈얼하기 그지 없는 작품이다.데뷔 초기의 꿈꾸는 듯한 소녀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찾기 힘들고 '미성년자 불가' 급의 섹스 어필을 숨쉴 틈 없이 뿜어내는 머라이어 캐리의 관능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리아나의 화제작 'Umbrella' 등을 프로듀싱했던 C. 트리키 스튜어트(C. Tricky Stewart)와 테리우스 "더 드림" 내시 (Terius "The Dream" Nash)가 머라이어 캐리와 함께 매만진 미디움 템포의 이 R&B 넘버는 산뜻한 키보드 사운드와 반복되는 보컬 등 그들이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을 담아내고 있다. 그간 대부분 업템포의 곡을 첫 싱글로 커트하고 또 대부분 1위에 올려놓았던 관례와도 다른데 특히 과거 코러스 부분에서 인간의 것으로는 믿기지 않는 하이 톤의 샤우팅 보컬을 뽐내곤 하던 그녀가 이제는 더 이상 그에 연연하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곡이다. 앨범 제목처럼 핵폭탄 급의 새로운 충격파를 던져줄 놀라운 공식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평범한 듯 하면서도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성이 느껴지는 곡이다.


팝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는 최고외 디바

역시 같은 프로듀서진이 참여한 'Cruise Control' 은 레게의 전설로 불리는 밥 말리의 막내 아들인 데미안 말리가 특유의 자메이칸 스타일의 랩을 선보이고 있는 곡이다. 레게를 양념으로 더해 제목처럼 유람선이 강위를 미끄러지듯 헤쳐나가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매끄러운 곡 전개가 인상적이다. 이어 지는 R&B 넘버 'I Stay in Love' 는 비교적 과거의 머라이어 캐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며, 어셔의 신곡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Love In This Club'에도 참여한 영 지지(Young Jeezy)가 피처링한 'Side Effects'는 현재의 힙합계를 대표하는 프로듀서 중의 한 사람인 스코트 스토치가 머라이어 캐리와 함께 프로듀싱을 맡은 곡, 예상 외로 복고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I'm That Chick'이나 [Daydream]부터 함께 했으며 지난 앨범에서도 'It's Like That'에 참여했던 저메인 듀프리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Love Story'는 아무래도 힙합보다는 머라이어 캐리의 과거 음악 스타일을 선호할 법한 우리 음악 팬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곡 역시 'It's Like That'에서 함께 했던 마누엘 실(Manuel Seal)이 같이 참여했다

'I'll Be Lovin' U Long Time'에 이어지는 'Last Kiss'와 'Thanx 4 Nothin' 역시 같은 프로듀서진이 참여한 미디움 템포의 R&B 트랙들로 달짝지근하게 와닿는 멜로디가 살아있는 곡들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힙합 신의 풍향계를 좌지우지했던 인물 중 하나인 스위츠 비츠가 참여한 'O.O.C'는 탁월한 비트 메이커인 그의 솜씨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트랙으로 음악을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성 래퍼 다 브랫이 머라이어 캐리의 뒤를 받쳐주고 있다. 머라이어의 보컬에 포커스가 맞춰진 R&B 넘버 'For The Record'에서는 후반부에 예의 그 머라이어 캐리의 고음 스캣을 오랜만에 만나볼 수 있고, 이어지는 'Bye Bye'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마음을 담아낸 발라드 넘버 앨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멜로디가 아름다운 곡중의 하나이다.

그런가 하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I Wish You Well'은 지난번 [The Emancipation Of Mimi]에 실렸던 'Fly Like A Bird'와 마찬가지로 가스펠 스타일이 가미된 곡 'Fly Like A Bird' 와 마찬가지로 뉴욕 브루클린의 [True Worship]교회 클레어런스 키튼(Clarence Keaton) 목사의 기도 소리가 효과음으로 사용되었다.힙합, R&B, 팝, 가스펠 등을 두루 섭렵하고 있는 이번 앨범은 큰 틀에서 보아 전작인 [The Emancipation Of Mimi]와 유사한 내용물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음악 스타일이 정체되어 있다고 성급하게 비난을 퍼부을 이유는 없다. 이미 어떤 이들은 잔뜩 못마땅해 마지 않았을 첫 싱글 'Touch My Body' 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며 차트 정상을 정복한데서 알 수 있듯이 대중들은 이미 그녀의 신곡에 호의를 품고 있음이 입증되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현재의 차트 성적을 뒷받침 해주는 이들은 십수년 전 머라이어 캐리의 전성기를 기억하고 아직도 그런 머라이어 캐리의 모습을 원하는 과거의 팬들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음악 팬들이 라는 사실이다. 그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이번 앨범이, 또 앨범에서 계속 커트될 싱글들이 그녀로 하여금 새로운 팝의 역사를 써내려가도록 만들어 '여가수 중 최다 빌보드 1위 히트곡 보유자'가 아니라 통산 최다 빌보드 1위 히트곡 보유자'-로 그녀를 기록되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2008. 4.7. 원용민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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